Q. 신고했더니 상대방이 저를 가해자로 맞신고했습니다. 남은 건 아이가 쓴 일기뿐인데, 증거가 없으면 방법이 없는 건가요?
A. 많은 분들이 이 지점에서 포기하시지만, 실무에서 보면 ‘증거가 없는 사안’과 ‘증거가 정리되지 않은 사안’은 전혀 다릅니다. 8개월간 조롱·따돌림·단체 대화방 괴롭힘·신체 접촉과 심부름 강요가 이어진 사안에서도, 처음 상담 당시 남아 있던 자료는 개인 일기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일기에 적힌 피해를 날짜별·유형별로 재구성하고 각 사실마다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연결해 조사를 요청하자, 삭제된 줄 알았던 대화 내용과 목격 진술이 확보됐습니다. 출발점은 새 증거를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기억과 기록에 방향을 부여하는 일이었습니다.
흔한 오해
실제 대응
“대화방이 삭제돼 증거가 없다”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허소현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 허소현 변호사.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 국민권익위원회, 언론중재위원회 등 다수 기관의 자문변호사로 활동하며 의뢰인에게 최선의 결과를 제공합니다.
일기·메모·문자·통화기록 등 남아 있는 자료를 모두 꺼내 날짜별로 늘어놓고, 언어폭력·따돌림·사이버 괴롭힘·신체 접촉·강요처럼 행위 유형별로 나눠 정리합니다. 그다음 각 피해 사실마다 무엇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연결합니다. 서버나 단말에 남아 있을 대화 기록, 그 자리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 담임교사 상담 기록, 상담·진료 기록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정리가 끝나면 학교 전담기구 또는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에게 서면 조사 요청서를 제출합니다. “억울하다”가 아니라 “무엇을, 어떤 쟁점을 중심으로, 누구를 상대로 조사해 달라”고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핵심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의 장이 사안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가해·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전담기구에 실태조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4조].
② 맞신고 사안에 대한 방어는 별도로 준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피해 사실 정리와, 본인이 가해 혐의로 조사받는 부분에 대한 반박은 성격이 다른 작업입니다. 맞신고된 내용에 대해서는 시간 순 경위와 반박 자료를 따로 정리해 제출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중학생 A양은 여러 명으로부터 장기간 외모 비하와 조롱, 학급 내 따돌림, 단체 대화방에 반복 초대해 놀리는 방식의 괴롭힘을 겪었고, 시간이 지나며 어깨를 밀치거나 심부름을 강요하는 행위까지 이어졌습니다. 신고 직후 상대 학생들이 A양을 가해자로 맞신고하고 여러 명이 같은 취지로 진술을 맞추면서, 겉으로는 상대방 주장이 사실처럼 보이는 구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조사 요청서로 방향이 잡히자 맞춰진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렸고, 심의위원회에서 학급교체·출석정지 등의 조치가 내려지면서 맞신고 사안은 조치없음으로 마무리됐습니다.
③ 진술은 ‘정리한 시간표대로’, 보복 우려는 즉시 협의하세요
조사관·전담기구 면담에서는 앞서 정리한 시간표를 기준으로 사실만 진술하고,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은 불확실하다고 밝히는 편이 오히려 신빙성을 높입니다. 심의위원회에서는 의견진술 기회를 활용해 정리된 피해 경과와 상대방 진술의 모순점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8항]. 조사 과정에서 접촉이나 보복이 우려된다면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조치나 긴급조치를 요청할지 학교와 미리 협의하시기 바랍니다. 결과를 서면으로 통보받은 뒤에는 행정심판·행정소송 등 불복 여부와 기한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별도로 검토하게 됩니다.
다만 조사 결과와 심의위원회의 판단은 확보되는 자료의 양과 질, 진술의 신빙성 평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동일한 결론이 보장되지는 않으며, 교육지원청별 조사관 배정과 조사 요청서 처리 방식·소요 기간도 지역과 사안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4조: 학교의 장은 사안 인지 시 지체 없이 가해·피해 사실을 확인해야 하고, 피해학생과 보호자는 전담기구에 실태조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4조 조문 본문 보기
제14조(전문상담교사 배치 및 전담기구 구성)
① 학교의 장은 학교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상담실을 설치하고, 「초ㆍ중등교육법」 제19조의2에 따라 전문상담교사를 둔다.
② 전문상담교사는 학교의 장 및 심의위원회의 요구가 있는 때에는 학교폭력에 관련된 피해학생 및 가해학생과의 상담결과를 보고하여야 한다.
③ 학교의 장은 교감, 전문상담교사, 보건교사 및 책임교사(학교폭력문제를 담당하는 교사를 말한다), 학부모 등으로 학교폭력문제를 담당하는 전담기구(이하 “전담기구”라 한다)를 구성한다. 이 경우 학부모는 전담기구 구성원의 3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④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 사태를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전담기구 또는 소속 교원으로 하여금 가해 및 피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전담기구로 하여금 제13조의2에 따른 학교의 장의 자체해결 부의 여부를 심의하도록 한다.
⑤ 전담기구는 학교폭력에 대한 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라 한다)와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구성ㆍ실시하며, 학교의 장 및 심의위원회의 요구가 있는 때에는 학교폭력에 관련된 조사결과 등 활동결과를 보고하여야 한다.
⑥ 피해학생 또는 피해학생의 보호자는 피해사실 확인을 위하여 전담기구에 실태조사를 요구할 수 있다.
⑦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실태조사에 관한 예산을 지원하고, 관계 행정기관은 실태조사에 협조하여야 하며, 학교의 장은 전담기구에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
⑧ 전담기구는 성폭력 등 특수한 학교폭력사건에 대한 실태조사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에 그 실태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 이 경우 그 의뢰는 심의위원회 위원장의 심의를 거쳐 학교의 장 명의로 하여야 한다.
⑨ 그 밖에 전담기구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A. 일기 자체가 결정적 증거로 인정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조사 방향을 잡는 출발점으로는 활용도가 높습니다. 언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시점과 행위가 적혀 있다면 그 시점에 남아 있을 다른 자료나 함께 있었던 학생을 특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기의 증거 가치에 대한 평가는 사안마다 달라지므로, 일기만 믿고 다른 자료 확보를 미루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Q2. 상대 학생 여러 명이 입을 맞춰 진술하면 불리해지나요?
A. 겉보기에는 진술이 여러 개 쌓이니 불리해 보이지만, 미리 맞춘 진술은 구체적인 시점·장소·행위 단위로 쪼개어 확인할 때 서로 어긋나는 부분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사 요청서에 쟁점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결과는 확보되는 자료와 신빙성 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3. 삭제된 단체 대화방 내용은 되찾을 수 없는 건가요?
A. 본인 기기에서 지워졌더라도 대화에 참여했던 다른 학생의 기기나 계정에 내용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증거가 없다”고 단정하기 전에, 언제 어떤 대화방에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를 특정해 조사 대상으로 지목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다만 실제로 확보될지는 사안에 따라 다르므로, 확보 여부와 무관하게 다른 입증 방법도 함께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핵심 정리
‘증거가 없다’와 ‘정리가 안 됐다’는 다릅니다 — 일기·기억부터 날짜별·유형별로 재구성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조사는 요청하는 만큼 구체화됩니다 — 무엇을, 누구를 상대로 조사해 달라는지 서면으로 특정해 제출하세요 [학교폭력예방법 제14조].
피해 입증과 맞신고 방어는 별개 작업입니다 — 시간 순 경위와 반박 자료를 따로 정리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마무리하며
지금 당장 하실 일이 있다면, 아이가 겪은 일을 기억나는 대로 날짜와 상황별로 적어 내려가는 것입니다. 증거가 하나도 없는 것 같아 막막하셨겠지만, 그렇게 정리된 종이 한 장이 조사의 방향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은 요즘학폭 2026-08-26 영상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법률 정보입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변호사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